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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slotnara.info
학생·학부모 92%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사고 책임에 대한 제도적 공포로 거부를 선택했습니다. 멈춰 선 수학여행 버스를 통해 본 민주적 숙의의 기록을 나눕니다. <기자말>
[오성훈 기자]
▲ '아이들의 열망'과 '교사의 책임' 사이에서 대토론회에 참석한 교사들이 수학여행 의제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 바다이야기프로그램다운로드 있다. 학생·학부모 92%의 찬성이라는 '꿈의 숫자'와 사고 시 개인의 형사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공포의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 오성훈
나는 '형식주의의 연말'을 끝내고 싶 바다이야기다운로드 었다. 그래서 교장 공모 계획서에 이렇게 적었다.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떠들썩하게 토론하며 다음 해 교육을 스스로 만드는 '난리법석 대토론회'를 열겠다."
이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학교를 권위의 수직적 공간에서 참여와 소통의 수평적 광장으로 바꾸겠다는 나의 선언이었다.
202 알라딘게임 4년 처음 열린 난리법석 대토론회는 말 그대로 '처음 해보는 시도'였다. 원탁도, 정교한 진행도 없었지만, 불편하지만 익숙해진 관행부터 하나씩 꺼내 보자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했다. 그 결과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단단했다. 불필요한 관행을 걷어내고, 필요 없는 예산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학교의 일상이 조금씩 달라졌다.
2025년, 더 릴게임예시 무거워진 네 가지 질문
그 경험이 있었기에, 우리는 2025년, 더 무거운 질문을 꺼낼 수 있었다. 12월 18일, 강당에는 다시 11개의 원탁이 깔렸다(관련기사: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만든 스마트폰 규칙, 공개합니다 https://omn.kr/2gfu5).
- 안전한 교육여행 활동 운영 방법(수학여행)- 학교 급식 골드몽사이트 의 기본 방향, '특권 없는 식탁'- 스마트기기 학칙과 디지털 리터러시- 학생회 임원 선거 시 징계 이력 자격 제한 폐지 여부
이 가운데 스마트기기 사용 문제는 토론 이후 교육공동체의 합의로 정리돼, 며칠 전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공식 안내됐다. 토론이 말로 끝나지 않고, 학교의 규범으로 이어진 사례였다.
그러나 '교육여행' 의제는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왔다. 이것은 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책임과 존엄을 묻는 질문이었다.
2022년 강원도 속초 현장학습 사고와 그 뒤 이어진 판결 소식은 교사들에게 '제도적 공포'로 남았다. 사고가 나면 책임은 결국 개인이 진다는 사실을 모두가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관련기사: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 만드는 사법부 판결 유감 https://omn.kr/2g1wb).
처절했던 교사들의 설문 응답
토론회에서 대다수 분임의 의견이 교육여행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는 쪽으로 모아졌다. 이 의제를 공식화하기 위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교사들의 설문 응답은 처절했다.
"현재 개정된 법이 바뀌지 않는 한 보완책은 유명무실하다.""주의의무 소홀을 이유로 형사처벌까지 이뤄진다면 누가 인솔을 감당하겠는가."
1차 설문 결과, 꽤 많은 교사들이 '미실시'를 선택했다. 이 선택은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이런 흐름은 비단 우리 학교만의 일은 아니다. 2026년 현장체험학습 계획을 축소하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의 A중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6학년도부터 3학년만 수련활동을 실시하고 1∼2학년은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 양천구의 B중학교는 최근 학부모 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내년에 3학년의 숙박형 체험활동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충북 진천군의 C중학교 역시 2학년 수학여행을 비숙박형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균형 잡힌 결정을 위해 12월 23일, 학부모님들께 "2026학년도 2학년 소규모 테마형 교육여행 운영에 대한 안내 및 의견 수렴"이라는 제목의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통신문에는 최근 강원도 속초 현장 체험학습 중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와 그와 관련해 담임교사에게 내려진 '금고 6개월, 선고유예' 최종 판결 소식을 가감 없이 담았다. 불편하더라도, 알아야 할 사실은 숨기지 않는 것이 학교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 함께 결정합시다. 서울로봇고는 교육여행 실시 여부를 학교 일방이 결정하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의 설문을 통해 수렴한 결과를 최종 결정의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했다. 사진은 2026학년도 교육여행 운영 논의의 핵심 근거가 된 가정통신문 일부이다.
ⓒ 오성훈
"학생, 학부모, 교직원의 의견과 안전 확보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정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보낸 설문의 결과는 교사들의 판단과 달랐다. 2026년도 교육여행을 가야 하는 현재 1학년 학생과 학부모는 대부분 "기존처럼 실시하자"고 답했다. 아이들은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고, 부모들은 학교의 울타리를 믿고 싶어 했다.
나는 이 결과지를 들고 다시 교직원 회의에 섰다. 출장 등으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교사들의 의견까지 누락 없이 모으기 위해, 회의 후 2차 설문을 실시했다. 기한 내 설문에 응답한 교사들 가운데 여전히 많은 교사들이 '미실시'를 택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일부 교사들이 '실시' 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그 간절함은 교사들의 두려움을 지우지 못했다.
울타리가 열리는 순간, 개인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위험 앞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다. 이 선택은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로서 내린, 슬픈 불복종이었다.
"학생들 교육권은 어떻게 하나요?"
난리법석 토론회와 가정통신문이 전달된 뒤, 복도에서 만난 1학년 학생이 물었다. "교장 선생님, 내년에 진짜로 수학여행 안 가나요?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비슷한 질문이 학부모에게서도 이어졌다. "속초 사고로 자녀를 잃은 부모님의 심정을 생각하면, 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우리 아이의 안전을 누가 책임지나요?"
맞는 말이다. 2022년 속초 사고로 소중한 자녀를 잃은 유족들의 상실과 아픔은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다. 그들이 법정에서 교사의 책임을 물은 것은 정당한 권리의 행사였다. 학생들의 교육권도, 유족들의 정의 실현도, 교사들의 안전권도 모두 소중하다.
문제는 이 세 가지 가치가 충돌하도록 방치된 구조다. 우리는 왜 이 질문 앞에서 교사와 학생, 교사와 유족을 서로 맞세우게 되었을까.
나는 학부모님들께 이렇게 답했다. "교사가 안전하지 않으면, 결국 학생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공포 속에서 인솔하는 여행이 진짜 교육일 수 있을까요? 하지만 자녀를 잃은 부모님의 아픔도, 안전을 염려하시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이것은 교사 대 학부모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해결해야 할 제도의 문제입니다."
2022년 벌어진 현장체험학습 도중 사망사고 재판에서 법원은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1심은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2심은 교사가 초범이고 유족과 합의했다는 점을 고려해 선고유예로 감형했다. 그러나 유죄 자체는 그대로였다.
법원의 판단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교사에게 학생 안전에 대한 주의의무가 있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다. 다만, 교사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이것이다. '어디까지가 합리적 주의의무이고, 어디서부터가 처벌 대상인 과실인가?'라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교사들은 그 경계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얼어붙는다.
지난 2025년 5월 13일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원 21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체험학습 운영 및 안전사고에 대한 교원 인식 조사' 결과, 응답한 교사의 78.5%는 "현재 시스템에서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할 경우 교사와 학생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현장체험학습 중에 발생한 안전사고로 인솔 교사가 유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서도 교사의 99.5%가 '가혹하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법·지침 차원의 보완을 시도했지만, 현장 교사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여전하다. 제도가 말하는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가 무엇인지, 현장에서는 여전히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안전 인력·예산을 보완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학교가 체감할 만큼 안정된 지원 체계로 굳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교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사후 처리 매뉴얼이 아니라, 사전에 예측 가능한 면책 기준과 국가 차원의 책임 분담 체계다.
교사들이 요구하는 건 면책특권이 아니다. 중대한 과실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다만, 합리적 범위 내에서 주의를 다했음에도 발생한 사고까지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구조를 바꿔달라는 것이다.
멈춰버린 버스가 묻는 질문
▲ 14일 강원 춘천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강원 현장체험학습 안전사고 관련 2심 재판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강원교총이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26년 서울로봇고의 수학여행 버스는 결국 시동을 걸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아이들을 위해 물을 뿌리고 그늘을 만들어줘야 할 국가가 그 책임을 방기했기 때문이다.
고 신영복 선생은 <담론>에서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교육 현장은 비바람이 몰아칠 때 혼자 벌판에 버려지는 각자도생의 공간이 되어버렸다. 다수 교사들의 선택은, 더 이상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는 국가를 향한 가장 조용하지만 강력한 항의다.
멈춰 선 버스 앞에서 국가는 이제 답해야 한다. 교사의 합리적 주의의무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 학교안전공제회의 책임 범위를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것, 중대과실이 아닌 경우 형사처벌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것. 이 정도는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다. 대한민국 교육의 버스는 지금, 시동조차 걸 수 없는 상태로 멈춰 서 있다.
덧붙이는 글
[오성훈 기자]
▲ '아이들의 열망'과 '교사의 책임' 사이에서 대토론회에 참석한 교사들이 수학여행 의제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 바다이야기프로그램다운로드 있다. 학생·학부모 92%의 찬성이라는 '꿈의 숫자'와 사고 시 개인의 형사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공포의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 오성훈
나는 '형식주의의 연말'을 끝내고 싶 바다이야기다운로드 었다. 그래서 교장 공모 계획서에 이렇게 적었다.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떠들썩하게 토론하며 다음 해 교육을 스스로 만드는 '난리법석 대토론회'를 열겠다."
이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학교를 권위의 수직적 공간에서 참여와 소통의 수평적 광장으로 바꾸겠다는 나의 선언이었다.
202 알라딘게임 4년 처음 열린 난리법석 대토론회는 말 그대로 '처음 해보는 시도'였다. 원탁도, 정교한 진행도 없었지만, 불편하지만 익숙해진 관행부터 하나씩 꺼내 보자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했다. 그 결과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단단했다. 불필요한 관행을 걷어내고, 필요 없는 예산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학교의 일상이 조금씩 달라졌다.
2025년, 더 릴게임예시 무거워진 네 가지 질문
그 경험이 있었기에, 우리는 2025년, 더 무거운 질문을 꺼낼 수 있었다. 12월 18일, 강당에는 다시 11개의 원탁이 깔렸다(관련기사: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만든 스마트폰 규칙, 공개합니다 https://omn.kr/2gfu5).
- 안전한 교육여행 활동 운영 방법(수학여행)- 학교 급식 골드몽사이트 의 기본 방향, '특권 없는 식탁'- 스마트기기 학칙과 디지털 리터러시- 학생회 임원 선거 시 징계 이력 자격 제한 폐지 여부
이 가운데 스마트기기 사용 문제는 토론 이후 교육공동체의 합의로 정리돼, 며칠 전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공식 안내됐다. 토론이 말로 끝나지 않고, 학교의 규범으로 이어진 사례였다.
그러나 '교육여행' 의제는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왔다. 이것은 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책임과 존엄을 묻는 질문이었다.
2022년 강원도 속초 현장학습 사고와 그 뒤 이어진 판결 소식은 교사들에게 '제도적 공포'로 남았다. 사고가 나면 책임은 결국 개인이 진다는 사실을 모두가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관련기사: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 만드는 사법부 판결 유감 https://omn.kr/2g1wb).
처절했던 교사들의 설문 응답
토론회에서 대다수 분임의 의견이 교육여행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는 쪽으로 모아졌다. 이 의제를 공식화하기 위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교사들의 설문 응답은 처절했다.
"현재 개정된 법이 바뀌지 않는 한 보완책은 유명무실하다.""주의의무 소홀을 이유로 형사처벌까지 이뤄진다면 누가 인솔을 감당하겠는가."
1차 설문 결과, 꽤 많은 교사들이 '미실시'를 선택했다. 이 선택은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이런 흐름은 비단 우리 학교만의 일은 아니다. 2026년 현장체험학습 계획을 축소하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의 A중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6학년도부터 3학년만 수련활동을 실시하고 1∼2학년은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 양천구의 B중학교는 최근 학부모 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내년에 3학년의 숙박형 체험활동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충북 진천군의 C중학교 역시 2학년 수학여행을 비숙박형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균형 잡힌 결정을 위해 12월 23일, 학부모님들께 "2026학년도 2학년 소규모 테마형 교육여행 운영에 대한 안내 및 의견 수렴"이라는 제목의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통신문에는 최근 강원도 속초 현장 체험학습 중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와 그와 관련해 담임교사에게 내려진 '금고 6개월, 선고유예' 최종 판결 소식을 가감 없이 담았다. 불편하더라도, 알아야 할 사실은 숨기지 않는 것이 학교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 함께 결정합시다. 서울로봇고는 교육여행 실시 여부를 학교 일방이 결정하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의 설문을 통해 수렴한 결과를 최종 결정의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했다. 사진은 2026학년도 교육여행 운영 논의의 핵심 근거가 된 가정통신문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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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학부모, 교직원의 의견과 안전 확보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정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보낸 설문의 결과는 교사들의 판단과 달랐다. 2026년도 교육여행을 가야 하는 현재 1학년 학생과 학부모는 대부분 "기존처럼 실시하자"고 답했다. 아이들은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고, 부모들은 학교의 울타리를 믿고 싶어 했다.
나는 이 결과지를 들고 다시 교직원 회의에 섰다. 출장 등으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교사들의 의견까지 누락 없이 모으기 위해, 회의 후 2차 설문을 실시했다. 기한 내 설문에 응답한 교사들 가운데 여전히 많은 교사들이 '미실시'를 택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일부 교사들이 '실시' 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그 간절함은 교사들의 두려움을 지우지 못했다.
울타리가 열리는 순간, 개인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위험 앞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다. 이 선택은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로서 내린, 슬픈 불복종이었다.
"학생들 교육권은 어떻게 하나요?"
난리법석 토론회와 가정통신문이 전달된 뒤, 복도에서 만난 1학년 학생이 물었다. "교장 선생님, 내년에 진짜로 수학여행 안 가나요?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비슷한 질문이 학부모에게서도 이어졌다. "속초 사고로 자녀를 잃은 부모님의 심정을 생각하면, 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우리 아이의 안전을 누가 책임지나요?"
맞는 말이다. 2022년 속초 사고로 소중한 자녀를 잃은 유족들의 상실과 아픔은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다. 그들이 법정에서 교사의 책임을 물은 것은 정당한 권리의 행사였다. 학생들의 교육권도, 유족들의 정의 실현도, 교사들의 안전권도 모두 소중하다.
문제는 이 세 가지 가치가 충돌하도록 방치된 구조다. 우리는 왜 이 질문 앞에서 교사와 학생, 교사와 유족을 서로 맞세우게 되었을까.
나는 학부모님들께 이렇게 답했다. "교사가 안전하지 않으면, 결국 학생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공포 속에서 인솔하는 여행이 진짜 교육일 수 있을까요? 하지만 자녀를 잃은 부모님의 아픔도, 안전을 염려하시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이것은 교사 대 학부모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해결해야 할 제도의 문제입니다."
2022년 벌어진 현장체험학습 도중 사망사고 재판에서 법원은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1심은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2심은 교사가 초범이고 유족과 합의했다는 점을 고려해 선고유예로 감형했다. 그러나 유죄 자체는 그대로였다.
법원의 판단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교사에게 학생 안전에 대한 주의의무가 있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다. 다만, 교사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이것이다. '어디까지가 합리적 주의의무이고, 어디서부터가 처벌 대상인 과실인가?'라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교사들은 그 경계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얼어붙는다.
지난 2025년 5월 13일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원 21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체험학습 운영 및 안전사고에 대한 교원 인식 조사' 결과, 응답한 교사의 78.5%는 "현재 시스템에서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할 경우 교사와 학생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현장체험학습 중에 발생한 안전사고로 인솔 교사가 유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서도 교사의 99.5%가 '가혹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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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강원 춘천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강원 현장체험학습 안전사고 관련 2심 재판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강원교총이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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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서울로봇고의 수학여행 버스는 결국 시동을 걸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아이들을 위해 물을 뿌리고 그늘을 만들어줘야 할 국가가 그 책임을 방기했기 때문이다.
고 신영복 선생은 <담론>에서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교육 현장은 비바람이 몰아칠 때 혼자 벌판에 버려지는 각자도생의 공간이 되어버렸다. 다수 교사들의 선택은, 더 이상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는 국가를 향한 가장 조용하지만 강력한 항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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