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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두려움을 있던 왜 말했다. 사람이 언급하지24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8회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그저 하나의 사고일 뿐'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영화 제작진과 함께 상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 칸에 자유의 바람이 세차게 불어닥쳤다. 2900여 편에 달하는 역대 최다 출품작이 쏟아진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유로운 표현과 억압에 대한 저항이 영화예술의 바탕이라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12일의 여정 동안 정치·사회적 함의를 품은 발언들이 곳곳에서 쏟아진 가운데 칸은 가택구금과 창작금지령을 뚫고 나온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65)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기며 영화제의 막을 내렸다바다이야기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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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s PICK ‘그저 하나의 사고일 뿐’
24일(현지시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파나히 감독의 ‘그저 하나의 사고일 뿐(It Was Just an Accident)’이 최고 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파나히 감독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앙리 조르주 클루조, 알라딘릴게임장
로버트 알트만과 함께 베를린영화제(황금곰상), 베니스영화제(황금사자상), 칸 영화제까지 3대 영화제 최고상을 석권한 거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날 트로피를 쥔 파나히 감독은 “지금 중요한 건 이란의 자유”라며 “누구도 우리가 어떤 옷을 입어야 하고, 어떤 것은 해선 안 되는지를 지시할 수 없다”는 소감을 밝혔다. 수상소감에서 짐작할 KODEX증권 주식
수 있듯 파나히 감독은 이란 정부가 낙인찍은 대표적인 반체제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정치개혁 운동에 참여하고, 체제 비판적인 작품을 만들었단 이유로 수감생활과 가택구금을 반복했다. 출국 금지, 예술활동 금지 처분까지 받은 그는 몰래 영화를 찍어 해외 영화제에 출품하는 식으로 활동을 이어왔다.
파나히 감독은 수상 후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바다이야기게임장
에서 “상을 받든, 안 받든 어차피 (이란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며 “도전 앞에서 두려워 말라”고 말했다. 그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선 귀국이 두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두렵지 않다”며 앞으로도 이란에서 영화 제작 활동을 이어갈 것이란 뜻을 밝혔다.



24일 프랑스 칸유망증권
에서 열린 제78회 칸 영화제 폐막식 무대 위에서 영화 '그저 하나의 사고일 뿐'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 ‘그저 하나의 사고일 뿐’은 파나히 감독의 성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감옥에서 자신을 괴롭혔던 부역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끌고 희생자를 찾아다니는 일종의 ‘복수 로드무비’이면서도 곳곳에 유머를 섞은 블랙코미디란 점에서다. 지난 20일 상영된 이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오르자 기립박수를 받았다. 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데일리가 경쟁 부문 진출작에 대한 비평가들의 평가를 보여주는 평점은 3.1점(4점 만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정치·사회 메시지로 물든 칸
올해 칸의 경향성은 한 마디로 ‘침묵하지 않는 영화’에 대한 고평가로 요약된다. 특유의 작가주의적 태도를 견지하면서도 정치적·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이 대거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전쟁, 전염병, 기후위기, 자연재해 등 갈등과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적 흐름을 수용한 결과로, 작품성과 별개로 다분히 논쟁적인 파나히 감독의 작품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배경이다. 성 노동자,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를 조명한 숀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지난해와 비슷한 맥락이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칸 영화제에선 이오시프 스탈린의 대숙청 시기의 소련을 배경으로 한 세르게이 로즈니차의 ‘두 검사’, 권력의 어두운 이면을 비판하는 타릭 살레의 ‘공화국의 독수리들’, 1970년대 군사독재 정권의 탄압을 피해 도망친 남성을 그린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의 ‘시크릿 에이전트’, 종교·성 소수자 여성의 저항을 다룬 합시아 헤지의 ‘마지막 소녀’, 젊은 엄마들의 쉼터를 배경으로 한 다르덴 형제의 ‘젊은 어머니들’ 등이 황금종려상을 놓고 다퉜다. 이 중 ‘시크릿 에이전트’가 감독상을, ‘젊은 어머니들’이 각본상을 받았다.



배우 로버트 드니로(오른쪽)가 13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로부터 명예 황금종려상을 건네받고 있다. /사진=EPA, 연합


영화인들도 칸 곳곳에서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칸은 노출이 심한 의상을 금지하는 규정을 내세우고 이를 어긴 중국 배우를 퇴장시키면서도 민감할 수 있는 발언에 대해선 포용적인 모습을 보였다. 할리우드 원로 배우로 개막식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은 로버트 드니로는 해외 제작 영화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속물’이라고 비판한 게 대표적이다. 그는 “예술은 다양성을 포용하기 때문에 독재자와 파시스트에게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개막에 앞서 리처드 기어, 마크 러팔로, 페드로 알무도바르 등 유명 영화인 380여명이 “가자지구에서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며 침묵해선 안 된다는 성명을 냈고, 영화제 기간 중엔 가자지구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팔레스탕니 사진작가 파티마 하수나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기도 했다. 쥘리엣 비노슈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은 이날 수상작을 발표하면서 “예술은 어둠을 용서와 희망, 새로운 삶으로 바꾸는 힘”이라고 말했다.
조용한 한국, 약진한 일본
올해 칸 영화제에선 일본영화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하야카와 지에 감독의 ‘르누아르’가 경쟁 부문에 올라 황금종려상을 놓고 다퉜다. 이시카와 게이의 ‘먼 산의 빛’, 가와무라 겐키 ‘8번 출구’ 등 총 6편의 장편이 초청받았다. 영화계에선 일본 영화가 ‘잃어버린 20년’을 딛고 세대교체에 성공했단 평가도 나온다. 일본영화 거장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최근 내한해 “하마구치 류스케, 하야카와 지에 등 드디어 차세대 영화인들이 나오는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8회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젊은 어머니들의 집'으로 각본상을 수상한 벨기에 영화감독 뤽 다르덴(왼쪽)과 장 피에르 다르덴 형제가 포토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


반면 한국 영화는 3년 연속 칸 경쟁 부문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는 12년 만에 단 한 편의 장편 초청작도 배출하지 못하며 ‘포스트 봉박(봉준호+박찬욱)’의 부재를 실감하고 있다. 다만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이 만드는 단·중편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서 허가영 감독의 ‘첫여름’이 1등상을 받으며 칸에 발자국을 남겼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8개 경쟁부문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황금종려상에 이은 심사위원대상은 노르웨이 감독 요아킴 트리에르의 ‘센티멘털 밸류’가 받았다. 올리비에 라시의 ‘시라트’와 마샤 실린슈키의 ‘사운드 오브 폴링’이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시크릿 에이전트’의 와그너 모라가, 여우주연상은 ‘리틀 시스터’의 나디아 멜리티가 각각 받았다. 특별상은 비간의 ‘광야시대’에 돌아갔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