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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독고예설영 작성일26-08-20 09:37 조회2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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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금호강 변 숲 위에 조성된 공중 산책로 ‘트리워크’에서 시민들이 주변 풍광을 감상하며 산책하고 있다. 대구 동구 제공
트랙 위에서 한계를 넘어선 세계의 육상인들이 경기장 밖에서는 천년 고찰의 숲길을 걷고 팔공산 능선을 바라보며 숨을 고른다. 삼국시대 고분 사이에서 노을을 맞고 400년 한옥마을의 돌담길을 지난 뒤, 금호강 변 숲과 한여름 얼음판에서 대구 여행의 마지막 추억을 채운다.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WMAC)’를 찾아온 각국 선수와 가족에게 대구 동구는 자연과 역사, 전통문화, 도심형 체험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대구의 관문인 동구에는 팔공산국립공원과 동화사, 불로동 고분군, 옻골마을 등 대구를 대표하는 문화관광 자원이 모여 있다. 동촌유원지 트리워크와 지난달 문을 연 대구 제2빙상장까지 더하면 가족과 함께 하루 또는 이틀을 보내기에도 좋다.
WMAC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전일 관광 가운데 ‘자연과 함께 푸른 힐링, 팔공 투어’는 동화사와 팔공산케이블카, 방짜유기박물관, 불로동 고분군, 옻골마을을 잇는다. 짙은 녹음 속에서 몸과 마음을 쉬고 한국의 불교문화와 금속공예, 고대 무덤과 전통 고택을 차례로 만나는 코스다. 기록과 순위뿐 아니라 가족 여행과 문화 교류를 중시하는 마스터즈대회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관광 프로그램이다.
팔공산 가을 전경.
팔공산 천년 고찰서 마음 휴식
팔공산은 대구를 대표하는 명산이자 지역 생태의 보고다.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서 자연·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봉과 서봉이 장엄하게 뻗어 있으며 대회가 열리는 8월에는 울창한 숲과 계곡이 한여름 열기를 식혀준다. 뜨거운 트랙과 도로 위에서 경기를 마친 선수라면 초록빛 능선과 시원한 산바람만으로도 잠시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다.
팔공산의 풍경을 편안하게 즐기고 싶다면 케이블카가 제격이다. 동화사 집단시설지구에서 신림봉 해발 820m 지。까지 약 1.2㎞를 오른다. 천천히 고도를 높이는 동안 발아래로 숲이 펼쳐지고 정상 전망대에서는 팔공산의 굵은 능선과 대구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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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산행이 부담스러운 고령 선수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도 비교적 수월하게 팔공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좀 더 깊은 산행을 원한다면 관봉 정상의 관봉석조여래좌상인 ‘갓바위’가 기다린다. 머리 위 판석이 갓처럼 보여 붙은 이름이다. 정성껏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이뤄준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전국에서 방문객이 찾는다.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자신과 가족의 건강, 다음 도전을 마음에 품고 한국의 독특한 불교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팔공 투어의 중심에는 동화사가 있다. 신라 소지왕 15년인 493년 극달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다. 832년 심지왕사가 중창할 당시 겨울인데도 오동나무꽃이 피어 ‘동화사(桐華寺)’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숲길과 계곡을 따라 경내로 들어서면 대웅전과 극락전, 봉서루 등 고풍스러운 목조 건축물이 팔공산 산세와 어우러진다.
동화사의 상징은 높이 33m의 통일약사여래대불이다. 민족 통일과 인류의 건강·평화를 기원하며 조성한 석조 대불로 웅장한 규모와 인자한 표정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봉서루 앞에는 봉황의 알을 상징하는 둥근 돌이 놓여 있어 사찰 곳곳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조용히 참선하고 차를 마시며 자신을 돌아보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세계 육상인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잠시 벗어나 호흡을 가다듬고 서로의 평안을 기원하는 쉼터가 될 만하다.
팔공산 자락의 대구방짜유기박물관에서는 한국 전통 금속공예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방짜유기는 구리와 주석을 78대22 비율로 섞은 뒤 불에 달구고 두드려 만드는 그릇이다. 대구는 예부터 방짜유기의 명산지로 이름났다.
박물관에는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유기그릇과 장인이 사용한 도구,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 자료 등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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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금속이 수많은 담금질과 망치질을 거쳐 생활 속 그릇으로 완성되는 과정은 오랜 훈련 끝에 기록을 만드는 선수들의 여정과도 닮았다.
불로동 고분군의 여름.
옛 고분군과 고택을 잇는 시간여행
팔공산에서 내려오면 동구의 오래된 시간이 펼쳐진다. 불로동 일대 언덕을 따라 조성된 불로동 고분군은 삼국시대 대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표 유적이다. 5세기경 이 지역을 지배한 토착 세력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210여 기의 중소형 고분이 완만한 능선을 따라 모여 있다. 사적 제262호로 지정된 역사 공간이면서 시민들이 즐겨 찾는 생태·산책 명소이기도 하다.
푸른 잔디로 덮인 봉분은 나지막한 파도가 겹친 듯한 풍경을 만든다. 거대한 왕릉의 위압감과는 다른 소박하고 목가적인 아름다움이 특징이다. 고분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1500여 년 전 달구벌에 살았던 사람들의 숨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다. 특히 해 질 무렵 붉은 노을이 둥근 봉분과 탁 트인 하늘을 물들이는 장면은 대구에서도 손꼽히는 풍경이다. 경기장에서 역동적인 순간을 사진에 담았다면 이곳에서는 고요한 대구의 표정을 기록할 수 있다.
팔공 투어의 마지막 목적지는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이다. 산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싼 마을은 경주 최씨 칠계공파의 집성촌이다. 1616년 대암 최동집 선생이 정착한 뒤 400여 년 동안 전통을 이어왔다. 마을 입구에서는 수령 350년이 넘은 회화나무와 팽나무가 방문객을 맞는다. 나쁜 기운을 막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심은 나무로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온 수호신과 같다.
흙과 돌을 섞어 쌓은 국가등록문화재 돌담길을 따라가면 기와지붕과 고택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마을의 중심인 대구 백불암 고택은 1694년에 건립돼 대구에 남은 조선시대 민가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사대부 살림집의 구조와 가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고택 해설과 한옥·다도·예절 체험, 전통놀이 등도 운영한다. 한복을 입고 굽이진 돌담길을 천천히 걷는 경험은 외국인 선수와 가족에게 한국의 전통 생활 문화를 몸으로 이해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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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동 고분군과 옻골마을은 화려한 시설보다 땅과 사람에게 쌓인 시간을 보여준다. 고분의 곡선과 돌담의 질감, 오래된 나무와 기와지붕은 빠르게 변하는 도시 안에서도 동구가 간직한 원형이다. 대회를 위해 처음 대구를 찾은 방문객에게 팔공산의 자연과 함께 대구의 역사적 깊이를 전하는 두 장소다.
금호강 숲 위를 걷고 얼음판 질주
팔공 투어를 마친 뒤 시간이 괜찮다면 금호강과 혁신도시로 여행을 넓혀볼 만하다. 동촌유원지는 오랫동안 대구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아온 곳이다. 최근에는 금호강 변 숲 위에 길이 173m의 공중 산책로인 ‘트리워크’를 조성해 새로운 생태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땅에서 걷던 산책과 달리 나무 높이에서 푸른 잎과 금호강을 바라볼 수 있어 마치 숲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해가 진 뒤에는 경관조명이 켜지고 특정 시간에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 색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트리워크를 걸은 뒤에는 동촌유원지의 오리 배를 타거나 강변 카페와 음식.을 둘러볼 수 있다. 선수와 동반 가족이 각자의 일정에 맞춰 가볍게 찾을 수 있는 도심형 휴식 코스다. 팔공산의 장대한 능선과는 또 다른 금호강의 여유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한여름 대구에서 겨울을 경험하는 이색 선택지도 있다. 동구 혁신도시 대구 제2빙상장은 국제 규격 아이스링크를 갖췄다.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뜨거운 바깥 공기 대신 서늘한 냉기가 몸을 감싼다. 관람객은 스케이트화를 신고 얼음판을 달리며 폭염을 잊을 수 있다. 얇은 겉옷을 따로 챙겨야 할 만큼 실내가 시원해 대회 기간 색다른 피서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케이트가 처음이어도 안전 장비를 갖추고 벽을 짚으며 천천히 균형을 익히면 된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속도를 붙여 얼음을 가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친구와 연인, 가족이 함께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순간도 여행의 추억이 된다. 달리기와 투척, 도약으로 기량을 겨룬 세계 육상인에게는 종목은 다르지만 운동의 즐거움을 다시 확인하는 공간이다.
우성진 대구 동구청장은 “동구에서는 자연과 전통, 도심형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다”며 “세계 각국의 선수와 가족들이 경기의 피로를 풀고 동구 곳곳에서 소중한 추억을 쌓아 이번 대회를 오래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숙해지면 속도를 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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