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연습 참여해 ‘신시사이저’ 연주법 배워나의 전자음·단원의 전자음 교류… 시간 순삭 장유진(가운데) 기자가 전자합성공단의 정기 연습에 참여해 신시사이저 연주법을 배우고 있다./전자합성공단/ 장유진(가운데) 기자가 전자합성공단의 정기 연습에 참여해 신시사이저 연주법을 배우고 있다./전자합성공단/ 사람마다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게 하나씩은 있지 않나. 그 많은 수포자(수학 포기자)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을 때 기자는 혼자 몰래 삭여 온 비밀이 있다. 학창 시절 리코더 수행 평가 때마다 최하점을 겨우 넘겼던, 악기 연주를 포기한 ‘악포자’란 사실이다. 이상하게도 악기 위에만 올리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을 가진 내가 전자음악 합주 연습에 하루만 끼워 달라 연락한 건 무슨 패기였을까. 호기심은 참 무서운 감정이다.‘전자합성공단’의 연주가 머릿속에 각인된 건 SNS상의 짧은 영상들 때문이다. 얽히고설킨 전선으로 가득 찬 테이블 위에서 오락기 같은 기기 버튼을 매만지자, 멜로디가 구현되는 게 아닌가. 기타는 줄을 뜯어, 피아노는 건반을 눌러 소리를 만들어내는데. 이 연주는 원리가 무엇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직접 관찰하고 배워봐야 조금이나마 궁금증이 풀리겠단 생각에 간곡히 일일 가르침을 부탁드렸다.‘전자합성공단’은 각종 전자음악 장비로 전자음을 합성해 멜로디를 만들고 연구하는 모임이다. 평소에는 각자의 본업에 집중하다 매주 수요일 밤 10시 30분이 되면 창원 사림동 연습실로 모인다. 합주에 참여하기로 약속한 어느 수요일, 근무를 마치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연습 장소로 향했다. 폰 액정 너머로만 보던 전선들의 풍경을 실제 눈앞에 두고 든 첫 생각은 ‘더 모르겠다’였다. 이 많은 선은 어디에서 어디로 연결돼 있으며 저 기계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혼란스러운 기색을 읽었는지 전자합성공단의 멤버 이승철(40)씨가 “우리도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연주한다. 동아리 같은 느낌의 활동이니 편하게 길다란 주둥이 끝이 부풀어오른 수컷 가비알. 주둥이 끝은 암수를 구별하는 확실한 징표다./San Diego Zoo 문명화된 인류뿐 아니라 야생의 짐승 세계도 철저한 계급사회입니다. 같은 종류라도 일류부터 하류까지, A급부터 짝퉁까지 철저하게 계급으로 분류됩니다. 어찌 보면 인간 세상보다 더 순수한 측면이 있어요. 계급을 나누는 기준은 순전히 피지컬, 파워거든요. 지구촌을 호령하는 맹수이자 파충류의 제왕인 악어의 세상도 그렇습니다. 세간의 관심은 항상 크로커다일의 절대 패권에 앨리게이터가 도전하는 치열한 라이벌전에만 쏠려있죠. 하지만 이 양강의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져 다소 비루하게 살아가는 삼류·사류 악어가 있습니다. 동물원에서 보살핌 받고 있는 새끼 가비알./Fort Worth Zoo 삼류 악어는 남미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카이만입니다. 쥐·물고기·개구리를 사냥하며 살아가는 늪과 강의 포식자임에도 불구하고 터전인 아마존 자체가 괴수들의 총집합소라는 게 문제예요. 그래서 사냥꾼이 아닌 사냥감으로 더 친숙하게 알려져 있습니다. 카이만 고기를 앙망하는 괴수만 최소 세 종류입니다. 이들을 피해 돌아다니는 게 24시간 일과예요. 처량합니다. 재규어가 매복 중인 풀숲을 피해 물가로 다가오니 왕수달이 이빨을 으드득거리며 입맛을 다십니다. 물속으로 헤엄쳐 들어가니 아나콘다가 스르르 다가와 몸통을 조이고 한입에 꿀꺽할 태세입니다. 가비알의 눈은 고양이를 연상케도 한다./Forth Worth Zoo 불쌍한 악어, 가련한 악어의 대명사 카이만. 그런데 그 아래에 가려진 비운의 사류악어, 오늘의 주인공 가비알입니다. 이 녀석과 관련한 낭보가 잇따랐어요. 미국 댈러스에 있는 포트워스 동물원에서는 최근 두 마리가 부화에 성공하면서 3년 연속 번식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 동물원은 북아메리카에서 유일한 가비알의 멸종 위기종 서식지 보전 기관이라서 더욱 뜻깊은 소식이었죠. 그런가 하면 인도 총리가 주재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