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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영외빛 작성일26-02-08 19:19 조회6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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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주간으로 게재하며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중구, 알라딘게임 31일 명동 카운트다운서 '이순신1545중구' 영상 첫선 (서울=연합뉴스) 서울 중구는 오는 31일 명동스퀘어에서 열리는 첫 '글로벌 카운트다운' 행사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생지인 중구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담은 도시 브랜드 영상 '이순신1545중구'를 최초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이순신1545중구' 영상. 2025.12.24 [서울 중구 바다이야기고래출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지난 12월 31일 밤, 서울 중구청이 주최하고 KBS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생중계한 '2026 카운트다운 쇼 라이트 나우(LIGHT NOW)'는 기존 연말 행사와 차원이 달랐다. 명동성당 앞과 명동 거리 일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새 게임몰릴게임 해를 함께 맞이한 이 행사는, 서울의 한 지역 축제를 넘어 "지금 한국의 얼굴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처럼 보였다.
명동이 선택된 이유는 분명하다. 이곳은 한국인이 일상적으로 기억해온 '서울의 번화가'이자, 오늘날 전 세계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길 중 하나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 위에서 다시 일어서는 근대화의 상징이었고 사이다릴게임 , 민주화의 현장이었으며, K-뷰티·K-패션이 집약된 소비문화의 무대이기도 했다. 그런 명동에서의 카운트다운은, "서울의 밤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메시지를 국내외에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 연출이다.
무엇보다 유튜브로 중계된 이 카운트다운은, 명동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K-콘텐츠의 디지털 무대와 직접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현실의 인파가 만든 바다이야기게임방법 열기와 온라인 라이브 채팅으로 이어지는 전 세계 시청자의 반응은, 명동을 '한국 경제의 거리'에서 '세계가 함께 시간을 넘기는 K-타임존'으로 확장했다.
한때 '쇼핑 거리'와 '환율의 풍경'이 중심이던 이곳이, 이제는 K-컬처와 도시의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발신하는 거대한 촬영 스튜디오이자 라이브 스테이지가 되는 것이다. 한국의 도시와 거리가 어떻게 'K-컬처가 새겨진 지리'로 재구성되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장면이었다.
2026 카운트다운 쇼 라이트 나우(LIGHT NOW) [중구청 제공]
필자는 명동을 'K-지오그래피'의 관심 지역으로 선정하고 자주 나왔다. 걷다 보니 눈 쌓인 추운 겨울 저녁, 도시의 환한 불빛 아래를 서성이는 성냥팔이 소녀가 떠오른다.
"성냥 사세요, 성냥 사세요."
성냥을 팔다가 추위를 견디지 못한 소녀는 결국 성냥을 켜는 잘 알려진 이야기다. 작은 불꽃 속에서 하나씩 펼쳐지는 풍경들, 아주 일반적이고 소소한 행복, 가족, 건강, 새해의 소망과 정직한 바람. 무심히 소녀 곁을 지나치는 사람들의 양손에는 소중한 누군가를 위한 선물이 들려 있다.
각자의 행복을 품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겨울밤이면 문득 떠오르는 풍경이다. 그럴 때면 필자도 겨울밤, 성냥팔이 소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북적이는 길 위의 사람들은 모두가 씩씩해 보인다. 누군가와 함께, 혹은 누군가를 위해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여러 사람의 행복한 걸음걸이는 묘하게 삶에 대한 위로가 됐다. 도시 속 사람들. 환한 불빛 덕분에 도시는 희망으로 가득한 곳이 된다.
빼곡히 늘어선 상가들 사이 반짝이는 불빛, 그 속을 가득 메우는 사람들. 연말연시 북적이는 인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명동(明洞). '밝은 동네'라는 이름처럼 간판과 상점의 불빛이 거의 24시간 꺼지지 않는 서울,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밝은 동네일 것이다. 대부분은 상가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다.
더 높은 빌딩은 근처 다른 동네에 얼마든지 있지만, 명동이 가장 밝게 느껴지는 이유는 골목이 좁기 때문이다. 상가들의 빛이 길 구석구석을 비춘다. 거리 폭이 좁아서 걷는 맛이 있고, 지나는 사람은 모두 각자의 길로 향한다. 지상으로 차가 다니지 않아 신경 쓸 것도 없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차 없는 거리'의 원조 같은 곳이다. 건축물 높이 제한 덕분에 건물이 과도하게 높지 않아,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는 맛이 있다. 조금 서성이거나 헤매더라도 금세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곳. 가게의 호객 소리와 음악, 상업의 언어는 언제나 친절하고 정겨운 말투로 다가온다.
찾는 사람의 미소와 대화가 끊이지 않는 살아 있는 골목. 다양한 연령대와 출신의 사람들, 각자의 방식으로 도시를 헤매는 것을 즐기는 이들 속에서 걷는 것을 좋아한다.
인터넷과 SNS가 보급되기 전, 붐비는 거리는 그 자체로 '스트리트 패션'의 무대였다. 자신만의 탑을 쌓아 올린 별난 사람들, 그들의 사진이 패션잡지에 실렸다. 아마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그 모습에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들을 손가락질하기보다 '멋쟁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존재만으로도 사회를 풍요롭게 했다. 대중과는 조금 멀어도 비주류로서의 멋을 추구하고, 자기 멋대로 산다는 것을 뽐내는 곳. 붐비는 거리는 시대의 타임라인이었다. 멋지게 차려입고 약속을 정해 붐비는 곳에서 사람을 만나던 시절이 있었다.
명동은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중심지로 알려졌지만, 처음부터 서울의 중심은 아니었다. 조선 시대 도시의 중심은 청계천을 따라 지어진 궁궐이었고,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도성 안 북촌(지금의 안국동, 가회동, 계동, 재동)에 양반이 모여 살았다. 도성 밖 남촌(현재 명동 일대)에는 가난한 남산골 선비가 모여 살았다. 이후에는 청나라 공관이 들어섰다가, 청일전쟁 이후로는 일본인이 몰려들었다. 그런 변방의 언덕이 서울과 문화의 중심이 된 것은, 결국 밝고 화려한 불빛 덕분이었다.
실제로 명동 일대는 한국에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전기가 들어온 거리다. 처음에는 1887년 경복궁 건청궁에 전등이 들어왔고, 1928년 지어진 경성전기 사옥(현재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 을지로입구 인근)이 당시 가장 높고 최신 설비를 갖춘 건축물로, 밤마다 580여 개 전구를 밝히며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이 사옥을 거점으로 명동 일대 상가에 전기가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불야성의 거리가 형성됐다.
화려한 불빛 아래에서 모든 것은 더욱 값져 보인다. 시각은 인간의 오감 중 가장 지배적인 감각이기 때문이다. 개항 이후 외래의 신문물은 전기불빛 아래 상점들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1880년대 수표교와 남대문 사이에는 청나라 상점들이 수백 개에 달했고, 남산과 진고개 일대에는 일본인이 상권을 장악했다.
오랫동안 농업의 시대를 살아오며, 청렴과 청빈을 미덕으로 삼고 가난을 자랑처럼 여겼던 낮은 담장과 높은 기개의 조선 정서와 달리, 상업은 친절하고 달콤하고 화려한 언어로 순식간에 세상을 집어삼켰다. 시대를 개탄하고 상업을 비판한다고 해도 변화는 막을 수 없었다. 다만 변하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다면, 이 거리는 언제나 붐벼 왔다는 점이다. 불야성의 거리, 지금의 명동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말해도, 명동은 여전히 변화하며 살아 숨 쉬고 있다.
1950년대 명동 모습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한때 일본인과 중국인이 가득한 것 같던 거리는 이제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으로 가득하다.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많아진 거리. 한국인의 명동이라기보다 세계인의 명동으로 변하고 있다. 더 나은 대안이 생겼다거나, 예전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변했다고, 이제는 별로라 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미움과 서운함이 너무 빨리 번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곳, 현실의 명동에서는 모두가 평화롭게 걸음을 옮기고, 표정에는 생기가 넘친다. 서로를 스치고 지나가는, 세계 곳곳에서 온 많은 사람 속에서 오히려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사람이 모이는 데에는 언제나 이유가 있다. '인파'(人波)는 사람(人)의 물결(波)을 뜻한다. 파도는 좁아지는 골짜기에서 모양이 더 또렷하고 힘차게 나타난다. 부서지고 또 모였다가 다시 일어나는 것이 파도의 일이다. 명동은 낮은 언덕길이다.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표정이 읽히고, 사람들의 물결이 눈에 보이고, 조금 더 오르다 보면 저 멀리 남산과 밝은 달이 시야에 들어온다. 명동 거리가 늘 밝은 이유는, '밝은 동네'라는 이름과 그곳을 찾는 많은 사람의 마음 덕분일 것이다.
사람들로 가득 찬 크리스마스 명동거리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크리스마스인 25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매우 붐비고 있다. 2025.12.25 cityboy@yna.co.kr
세상에서 밤이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인 대한민국. 그 불 꺼지지 않는 밤의 중심에 서울이 있고, 그 안에 명동이 있다. 나는 얼마 전부터 명동의 밤거리를 걷는 것을 넘어, 사람들을 모아 '명동런'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명동을 함께 달리고 있다. 밤거리를 헤매던 성냥팔이 소년은 이제 환한 불빛 아래에서 사람들과 함께 도시를 즐기고 있다.
명동런 크루 [김울프 작가 제공]
김정욱 (크루 및 작가 활동명 : KIMWOLF)
▲ 보스턴 마라톤 등 다수 마라톤 대회 완주한 '서브-3' 마라토너, 100㎞ 트레일 러너. ▲ 서핑 및 요트. 프리다이빙 등 액티비티 전문 사진·영상 제작자. ▲ 내셔널 지오그래픽·드라이브 기아·한겨레21·주간조선·행복의 가득한 집 등 잡지의 '아웃도어·러닝' 분야 자유기고가.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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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알라딘게임 31일 명동 카운트다운서 '이순신1545중구' 영상 첫선 (서울=연합뉴스) 서울 중구는 오는 31일 명동스퀘어에서 열리는 첫 '글로벌 카운트다운' 행사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생지인 중구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담은 도시 브랜드 영상 '이순신1545중구'를 최초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이순신1545중구' 영상. 2025.12.24 [서울 중구 바다이야기고래출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지난 12월 31일 밤, 서울 중구청이 주최하고 KBS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생중계한 '2026 카운트다운 쇼 라이트 나우(LIGHT NOW)'는 기존 연말 행사와 차원이 달랐다. 명동성당 앞과 명동 거리 일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새 게임몰릴게임 해를 함께 맞이한 이 행사는, 서울의 한 지역 축제를 넘어 "지금 한국의 얼굴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처럼 보였다.
명동이 선택된 이유는 분명하다. 이곳은 한국인이 일상적으로 기억해온 '서울의 번화가'이자, 오늘날 전 세계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길 중 하나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 위에서 다시 일어서는 근대화의 상징이었고 사이다릴게임 , 민주화의 현장이었으며, K-뷰티·K-패션이 집약된 소비문화의 무대이기도 했다. 그런 명동에서의 카운트다운은, "서울의 밤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메시지를 국내외에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 연출이다.
무엇보다 유튜브로 중계된 이 카운트다운은, 명동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K-콘텐츠의 디지털 무대와 직접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현실의 인파가 만든 바다이야기게임방법 열기와 온라인 라이브 채팅으로 이어지는 전 세계 시청자의 반응은, 명동을 '한국 경제의 거리'에서 '세계가 함께 시간을 넘기는 K-타임존'으로 확장했다.
한때 '쇼핑 거리'와 '환율의 풍경'이 중심이던 이곳이, 이제는 K-컬처와 도시의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발신하는 거대한 촬영 스튜디오이자 라이브 스테이지가 되는 것이다. 한국의 도시와 거리가 어떻게 'K-컬처가 새겨진 지리'로 재구성되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장면이었다.
2026 카운트다운 쇼 라이트 나우(LIGHT NOW) [중구청 제공]
필자는 명동을 'K-지오그래피'의 관심 지역으로 선정하고 자주 나왔다. 걷다 보니 눈 쌓인 추운 겨울 저녁, 도시의 환한 불빛 아래를 서성이는 성냥팔이 소녀가 떠오른다.
"성냥 사세요, 성냥 사세요."
성냥을 팔다가 추위를 견디지 못한 소녀는 결국 성냥을 켜는 잘 알려진 이야기다. 작은 불꽃 속에서 하나씩 펼쳐지는 풍경들, 아주 일반적이고 소소한 행복, 가족, 건강, 새해의 소망과 정직한 바람. 무심히 소녀 곁을 지나치는 사람들의 양손에는 소중한 누군가를 위한 선물이 들려 있다.
각자의 행복을 품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겨울밤이면 문득 떠오르는 풍경이다. 그럴 때면 필자도 겨울밤, 성냥팔이 소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북적이는 길 위의 사람들은 모두가 씩씩해 보인다. 누군가와 함께, 혹은 누군가를 위해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여러 사람의 행복한 걸음걸이는 묘하게 삶에 대한 위로가 됐다. 도시 속 사람들. 환한 불빛 덕분에 도시는 희망으로 가득한 곳이 된다.
빼곡히 늘어선 상가들 사이 반짝이는 불빛, 그 속을 가득 메우는 사람들. 연말연시 북적이는 인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명동(明洞). '밝은 동네'라는 이름처럼 간판과 상점의 불빛이 거의 24시간 꺼지지 않는 서울,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밝은 동네일 것이다. 대부분은 상가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다.
더 높은 빌딩은 근처 다른 동네에 얼마든지 있지만, 명동이 가장 밝게 느껴지는 이유는 골목이 좁기 때문이다. 상가들의 빛이 길 구석구석을 비춘다. 거리 폭이 좁아서 걷는 맛이 있고, 지나는 사람은 모두 각자의 길로 향한다. 지상으로 차가 다니지 않아 신경 쓸 것도 없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차 없는 거리'의 원조 같은 곳이다. 건축물 높이 제한 덕분에 건물이 과도하게 높지 않아,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는 맛이 있다. 조금 서성이거나 헤매더라도 금세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곳. 가게의 호객 소리와 음악, 상업의 언어는 언제나 친절하고 정겨운 말투로 다가온다.
찾는 사람의 미소와 대화가 끊이지 않는 살아 있는 골목. 다양한 연령대와 출신의 사람들, 각자의 방식으로 도시를 헤매는 것을 즐기는 이들 속에서 걷는 것을 좋아한다.
인터넷과 SNS가 보급되기 전, 붐비는 거리는 그 자체로 '스트리트 패션'의 무대였다. 자신만의 탑을 쌓아 올린 별난 사람들, 그들의 사진이 패션잡지에 실렸다. 아마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그 모습에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들을 손가락질하기보다 '멋쟁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존재만으로도 사회를 풍요롭게 했다. 대중과는 조금 멀어도 비주류로서의 멋을 추구하고, 자기 멋대로 산다는 것을 뽐내는 곳. 붐비는 거리는 시대의 타임라인이었다. 멋지게 차려입고 약속을 정해 붐비는 곳에서 사람을 만나던 시절이 있었다.
명동은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중심지로 알려졌지만, 처음부터 서울의 중심은 아니었다. 조선 시대 도시의 중심은 청계천을 따라 지어진 궁궐이었고,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도성 안 북촌(지금의 안국동, 가회동, 계동, 재동)에 양반이 모여 살았다. 도성 밖 남촌(현재 명동 일대)에는 가난한 남산골 선비가 모여 살았다. 이후에는 청나라 공관이 들어섰다가, 청일전쟁 이후로는 일본인이 몰려들었다. 그런 변방의 언덕이 서울과 문화의 중심이 된 것은, 결국 밝고 화려한 불빛 덕분이었다.
실제로 명동 일대는 한국에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전기가 들어온 거리다. 처음에는 1887년 경복궁 건청궁에 전등이 들어왔고, 1928년 지어진 경성전기 사옥(현재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 을지로입구 인근)이 당시 가장 높고 최신 설비를 갖춘 건축물로, 밤마다 580여 개 전구를 밝히며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이 사옥을 거점으로 명동 일대 상가에 전기가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불야성의 거리가 형성됐다.
화려한 불빛 아래에서 모든 것은 더욱 값져 보인다. 시각은 인간의 오감 중 가장 지배적인 감각이기 때문이다. 개항 이후 외래의 신문물은 전기불빛 아래 상점들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1880년대 수표교와 남대문 사이에는 청나라 상점들이 수백 개에 달했고, 남산과 진고개 일대에는 일본인이 상권을 장악했다.
오랫동안 농업의 시대를 살아오며, 청렴과 청빈을 미덕으로 삼고 가난을 자랑처럼 여겼던 낮은 담장과 높은 기개의 조선 정서와 달리, 상업은 친절하고 달콤하고 화려한 언어로 순식간에 세상을 집어삼켰다. 시대를 개탄하고 상업을 비판한다고 해도 변화는 막을 수 없었다. 다만 변하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다면, 이 거리는 언제나 붐벼 왔다는 점이다. 불야성의 거리, 지금의 명동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말해도, 명동은 여전히 변화하며 살아 숨 쉬고 있다.
1950년대 명동 모습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한때 일본인과 중국인이 가득한 것 같던 거리는 이제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으로 가득하다.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많아진 거리. 한국인의 명동이라기보다 세계인의 명동으로 변하고 있다. 더 나은 대안이 생겼다거나, 예전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변했다고, 이제는 별로라 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미움과 서운함이 너무 빨리 번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곳, 현실의 명동에서는 모두가 평화롭게 걸음을 옮기고, 표정에는 생기가 넘친다. 서로를 스치고 지나가는, 세계 곳곳에서 온 많은 사람 속에서 오히려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사람이 모이는 데에는 언제나 이유가 있다. '인파'(人波)는 사람(人)의 물결(波)을 뜻한다. 파도는 좁아지는 골짜기에서 모양이 더 또렷하고 힘차게 나타난다. 부서지고 또 모였다가 다시 일어나는 것이 파도의 일이다. 명동은 낮은 언덕길이다.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표정이 읽히고, 사람들의 물결이 눈에 보이고, 조금 더 오르다 보면 저 멀리 남산과 밝은 달이 시야에 들어온다. 명동 거리가 늘 밝은 이유는, '밝은 동네'라는 이름과 그곳을 찾는 많은 사람의 마음 덕분일 것이다.
사람들로 가득 찬 크리스마스 명동거리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크리스마스인 25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매우 붐비고 있다. 2025.12.25 cityboy@yna.co.kr
세상에서 밤이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인 대한민국. 그 불 꺼지지 않는 밤의 중심에 서울이 있고, 그 안에 명동이 있다. 나는 얼마 전부터 명동의 밤거리를 걷는 것을 넘어, 사람들을 모아 '명동런'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명동을 함께 달리고 있다. 밤거리를 헤매던 성냥팔이 소년은 이제 환한 불빛 아래에서 사람들과 함께 도시를 즐기고 있다.
명동런 크루 [김울프 작가 제공]
김정욱 (크루 및 작가 활동명 : KIMWOLF)
▲ 보스턴 마라톤 등 다수 마라톤 대회 완주한 '서브-3' 마라토너, 100㎞ 트레일 러너. ▲ 서핑 및 요트. 프리다이빙 등 액티비티 전문 사진·영상 제작자. ▲ 내셔널 지오그래픽·드라이브 기아·한겨레21·주간조선·행복의 가득한 집 등 잡지의 '아웃도어·러닝' 분야 자유기고가.
<정리 :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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