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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영외빛 작성일25-08-30 22:55 조회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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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박정혜(41)씨가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라고 적힌 노조 깃발을 두 손으로 꼭 붙잡고 옥상 난간 앞에 섰다. 안전모와 안전조끼를 입고 크레인을 기다리는 그는 수차례 깊은숨을 크게 내뱉었다. 크레인을 타고 올라온 이지영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사무장의 손을 잡고 그는 옥상에서 크레인으로 한 발 한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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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하며 공장 옥상에 올랐던 박씨가 600일 만에 땅으로 내려왔다.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이다. 슬리퍼를 신고 내려온 박정혜씨는 노조에서 선물한 새 운동화로 갈아신고 땅을 밟았다. “이제야 땅을 밟았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오늘이 내려가는 날이지만 위에 있으니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조합원들은 박씨와 600일 만에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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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승계를 요구하며 600일간 고공농성을 이어갔던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부지회장이 29일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컬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농성을 마치고 땅으로 내려오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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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밟자 공장에 모인 연대 단체들은 “박정혜 멋있다” “박정혜 고생했다” 등을 외치며 응원을 보냈다. 박씨는 꽃다발을 받아 안고 눈물을 닦아 냈다. “잘못은 닛토덴코가 했는데 왜 고통은 노동자가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두 다리로 내려올 수 있게 해준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정부와 국회가 저희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 탑엔지니어링 주식
주시길 바랍니다. 더 이상 고공에 오르는 동지가 없길 바랍니다. 우리 노동자들이 정말 행복한 세상을 살 수 있는 것, 제가 바라는 것은 그것입니다.“
박씨는 연대 단체들과 인사를 나눈 뒤에야 뒤편에서 기다리던 가족과 만났다. 한참을 울음을 멈추지 못하는 가족을 박씨가 오히려 다독이기도 했다. ‘고공농성 선배’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이퓨처 주식
도위원과도 뜨거운 인사를 나눴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고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곳, 연대가 안 되면 죽고 연대가 되면 살아서 귀환하는 곳, 그곳에서 오늘 박정혜가 살아서 내려왔다”며 “한국옵티칼 투쟁은 끝난 게 아니라 고공에서 땅으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을 장소가 바뀌는 것뿐이다. 이제 약속대로 민주당과 정부가 투쟁을 이어달라”고 당부했다.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600일간 고공농성을 이어갔던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부지회장이 29일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컬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농성을 마치고 땅으로 내려와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손을 잡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날 농성 해제는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노사 대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루어졌다. 이날 금속노조와 당·정·대(더불어민주당·정부·대통령실)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서 고공농성 해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투 기업이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고도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고 나 몰라라 하는 일을 집권 여당인 민주당과 정부가 함께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오늘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께서 노동부 장관이 가진 권한을 아끼지 말고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지시하셨다. 이제 나라가 나서겠다. 빠른 시일 내 노사 교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600일간 고공농성을 이어갔던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부지회장이 29일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컬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농성을 마치고 내려와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한국옵티칼 농성장에 그동안 정치는 없었다. 정치인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미안하다. 오늘 당·정·대의 약속은 천금보다 무거워야 한다. 이 투쟁의 성과는 먹튀 기업이 생기지 않도록 법 개정을 반드시 쟁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은 “오늘 우리는 고공농성을 해제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다. 땅 위의 투쟁은 더 치열하게 더 넓게 싸울 것이다. 지난 600일 투쟁에서 얻은 힘과 연대를 발판삼아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600일간 고공농성을 이어갔던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부지회장이 29일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컬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농성을 마치고 땅으로 내려와 지인들과 포옹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닛토덴코 그룹의 자회사다. 지난 2004년 구미 외국인투자지역에 공장을 지으면서 50년 토지 무상 임대와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았다. 지난 2022년 불이 나 공장이 전소하자, 생산 물량을 자회사인 경기도 평택 공장(한국니토옵티칼)으로 옮기고 구미 공장은 청산했다.














박정혜씨는 지난해 1월8일 노조 조직부장 소현숙씨와 함께 9m 높이의 공장 옥상에 올라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소현숙씨는 건강 악화로 지난 4월27일, 476일째에 먼저 내려왔다. 그동안 회사 쪽은 단 한 번도 노조 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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