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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스틸컷 / 사진. ⓒ미쓰잭슨"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9/ked/20250829080225761bwtx.jpg" data-org-온라인야마토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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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 노 모어> 서울 스틸컷 / 사진. ⓒ미쓰잭슨


<맥베스>(Macbeth)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잔혹한 이야기다.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은 사후 50년이 지나도록 ‘영화사의 가장 뛰어난 서스펜스 거장’으로 남아 있다. 그럼 <맥베스종목포커스
>의 스토리와 히치콕의 연출 기법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발칙한 상상의 결과물이 <슬립노모어>다. 2003년 영국 공연 제작사 펀치드렁크가 런던에서 초연했고, 뉴욕(2011), 상하이(2016)로 진출한 작품이다. 3시간의 공연 시간 동안 단 1초도 한눈을 팔 수 없다. 대사 하나 없는데도 말이다.
일단 의자에스톡웰
 편히 앉아 바라만 보는 공연이 아니다. 배우랑 같이 걷고 뛰고, 계단을 오르고 내리고 호흡해야 한다. 이 공연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가볍고 편한 신발과 의상은 필수. 거기에 체력과 담력, 무엇보다 놀랄 준비가 필요하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보는 사람은 없다”는 이야기는 그래서 나왔다.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볼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청약
 관객 스스로 선택하고 운명에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1일 공식 개막을 앞두고 약 한 달간 이어진 프리뷰와 프리 오프닝 공연은 티켓 오픈 2시간 만에 매진됐다. <슬립노모어> 서울 공연은 기존 뉴욕과 상하이 공연장보다 더 큰 규모다. 7층짜리 매키탄 호텔은 관객 대기 장소인 맨덜리 바를 제외하고 6개 층이 모두 무대가 됐다. 이쯤에서 제목의 출처가 몹시 궁금하다.
“더 이상 잠들지 못하리라! 맥베스는 잠을 죽여버렸다(Sleep no more! Macbeth does murder sleep).”
스코틀랜드 장군인 맥베스가 장차 왕이 될 것이란 세 마녀의 예언에 눈이 멀어 잠자는 왕을 살해한 뒤 듣는 환청이다. 맥베스의 영원한 고통을 암시한다.
서울 공연만 연달아 두 번 본 허세민 기자의 리뷰
따로 마련된 객석은 없다. 배우와 함께 서 있는 그곳이 무대고, 객석이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따라 건물 안을 마음껏 누비는 상황. 어떤 이는 맥베스만 끈질기게 따라다니고, 다른 이는 세 마녀를 차례대로 만난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어도 막이 내리면 ‘오직 나만의 서사’가 남는 구조다.

서울 스틸컷 / 사진. ⓒ미쓰잭슨"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9/ked/20250829080226986cooq.jpg" data-org-width="1000" dmcf-mid="PsgQcWP3y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9/ked/20250829080226986cooq.jpg" width="658">

<슬립 노 모어> 서울 스틸컷 / 사진. ⓒ미쓰잭슨


매키탄 호텔의 문이 열리자마자, 어둠이 짙게 깔린 복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맥베스의 죄의식과 공포를 온몸으로 체험하며 시작. 이곳을 지나면 재즈 공연이 흐르는 1층 맨덜리 바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곧 맥베스의 세상으로 떠난다. 180분의 공연 시간 내내 관객 모두 하얀 가면을 써야 했다. ‘일상의 자아’는 잠시 잊고 ‘엑스트라 배우’가 된 느낌이랄까. 얼굴을 가리니,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이 공연에선 마음대로 되는 게 거의 없다. 호텔 입장부터 그렇다. 누군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누군가는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관객에겐 선택권이 없다. 층수가 가려진 엘리베이터에 타면 어디서 내리는지조차 알 수 없다. 낯선 건물, 어두컴컴한 미지의 공간 속에서 해야 할 일은 오직 하나. 길을 헤매는 거다.
<슬립노모어>에선 일대일 경험이 압권이다. 배우가 오로지 관객 한 명을 선택하고, 그를 위해서만 ‘비밀의 방’에서 초밀접 연기를 펼치는 이벤트다. 이것 역시 운이다. 물론 배우를 바짝 뒤쫓으면 간택받을 가능성이 커지지만 어떤 관객이 뽑힐지는 전적으로 그날 배우에게 달렸다. 아무리 간절한 눈빛을 발사해도 소용없을 때가 많다.

서울 스틸컷 / 사진. ⓒ미쓰잭슨"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9/ked/20250829080228244cqtx.jpg" data-org-width="1000" dmcf-mid="QGxbJsBWT2"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9/ked/20250829080228244cqtx.jpg" width="658">

<슬립 노 모어> 서울 스틸컷 / 사진. ⓒ미쓰잭슨


로또를 긁는 심정으로 기다리면 기회는 또 온다. <슬립노모어>의 공연 시간은 총 3시간인데, 일부 장면을 제외하곤 같은 공연이 1시간씩 세 차례 반복된다.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관람하는 형식이라 그렇다. 첫 회차에서 맥베스를 놓쳤다면, 두 번째 타이밍에 그를 다시 따라가면 된다. 필자는 1시간을 따라다닌 대머리 마녀에게 간택받지 못했지만, 그 대신 소년 마녀와 무도회장에서 (왈츠라 쓰고 막춤이라 읽는) 춤을 추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하루 걸러 두 번을 경험한 <슬립노모어>의 교훈은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것. 한 인물을 따라 앞만 보고 달리는 것도 좋지만, 한 번쯤 진득하게 머물러보기도 하자. 가령 덩컨 왕이 죽은 뒤 맥베스를 따라나서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관객이 놓치는, 놀랄 만한 장면을 만날 수 있다. 덩컨 왕의 침실 옆 작은 예배당이 힌트다.
맥베스의 기본 줄거리와 등장인물, 매키탄 호텔의 층별 구조 등은 관람 전 예습을 추천한다. 그냥 보는 것도 물론 좋지만 최소 19만원인 관람료를 생각하면 후회할 수도. 20명이 넘는 등장인물 중 공연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역시 맥베스다. 하지만 관객 대부분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게 함정이다. 맥베스 배우에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기 때문에 그의 연기를 가까이서 보거나 끝까지 따라다니는 건 쉽지 않다. 포기하지 않고 쫓아간다면 권력에 눈이 먼 맥베스가 덩컨 왕과 뱅코, 레이디 맥더프를 차례로 살해하는 비릿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세 마녀를 따라다니는 것도 새로운 각도로 공연을 즐기는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악령이 접신한 듯 사지를 뒤트는 대머리 마녀의 독무는 손에 꼽히는 명장면이다.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볼드모트의 추종자 벨라트릭스 레스트랭처럼 희번덕거리는 눈빛으로 돌변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다. 천장에 매달린 전등의 불빛이 마녀들의 손짓에 따라 순식간에 바뀌는 장면도 기막힌 연출이다. 관람 팁 하나 더. 공연장 내 반입이 불가능한 디지털시계 대신 아날로그 시계를 준비하면 좋다. 공연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시간을 분배해 다음 동선을 짤 수 있다.

서울 스틸컷 / 사진. ⓒ미쓰잭슨"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9/ked/20250829080229499xpwq.jpg" data-org-width="800" dmcf-mid="xUOTuMvay9"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9/ked/20250829080229499xpwq.jpg" width="658">

<슬립 노 모어> 서울 스틸컷 / 사진. ⓒ미쓰잭슨


뉴욕 갔다 ‘슬립노모어병’ 걸린 강은영 기자의 리뷰
뉴욕 여행을 떠난 2021년의 일이다. 돌아와서 몹쓸 병에 걸렸다. ‘<슬립노모어> 봤어?병’이다. 뉴욕을 갔다 왔다는 사람만 만나면 “그럼 <슬립노모어> 봤어?”하고 물었다. 그만큼 강렬했다. 한동안 ‘뉴욕’ 하면 자동으로 <슬립노모어>가 떠오르는 지경이었으니.
뉴욕에선 매키트릭 호텔(Mckittrick Hotel), 중국 상하이에선 매키넌 호텔(Mckinnon Hotel), 그리고 서울에 매키탄 호텔(Mckithan Hotel)이 상륙한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들떴다. 한여름 장대비를 뚫고 지난 8월 13일 충무로로 향했다. 매키탄 호텔의 외관은 기존 대한극장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부는 대대적인 공사를 했지만, 한국 영화사의 보물과 같은 대한극장의 외관은 지키고 싶었단다.

서울 스틸컷 / 사진. ⓒ미쓰잭슨"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9/ked/20250829080230797vlmz.jpg" data-org-width="800" dmcf-mid="y4JNSUaVT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9/ked/20250829080230797vlmz.jpg" width="658">

<슬립 노 모어> 서울 스틸컷 / 사진. ⓒ미쓰잭슨


뉴욕에서 본 <슬립노모어>에는 4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두 가지 장면이 있다. 맥베스와 맥베스 부인이 침실에서 합을 맞추는 페어 안무, 그리고 세 마녀와 맥베스가 벌이는 광란의 파티 장면. 서울 공연에서도 이 두 장면을 유심히 관람했다. 페어 안무에서는 남자 배우가 전라로 춤을 춘다는 점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요소다. 하지만 뉴욕 공연에서 그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두 배우의 호흡이었다.
이 장면은 중앙의 침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놓인 서랍장을 이용해 계단 형태의 구조물과 벽을 무대로 쓰는 안무다.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으며 서로의 몸에 포개지고 기대고, 다시 외면하는 몸짓이 반복된다. 일련의 동작이 물 흐르듯 매끄럽게 이어져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덩컨 왕과 뱅코의 살인을 앞둔 두 사람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아슬아슬한 동작들로 표현해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린다.
서울 공연의 두 배우는 아직 호흡을 제대로 맞지 않아 보였다. 동작 간 연결이 다소 매끄럽지 않았고, 엎치락뒤치락하며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는 모습도 긴장감이 부족했다. 대사가 없는 극의 특성상, 벽이나 주변 사물을 이용해 일부러 큰 소리를 내 관객을 더 집중시켜야 하는데, 서울 공연에선 동작에 집중하느라 정작 청각 효과는 묻혀버리고 말았다.
뉴욕 공연에서 파티 장면은 살면서 경험한 비주얼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기억. 일명 ‘RAVE 신’이라 불리는 이 장면은 이머시브 시어터의 정수였다. 눈앞에서 반라의 마녀가 피를 들이부으며 좀비처럼 춤을 추고, 금방이라도 발작을 일으킬 것 같은 조명이 쉴 새 없이 깜빡인다. 집단 환각이 이런 걸까. 어쩔 도리도 없이 극에 빠져들어 모두 미쳐버린 주인공이 되고 만다. 이런 기분을 살리는 건 공간도 큰 몫을 했다.

서울 스틸컷 / 사진. ⓒ미쓰잭슨"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9/ked/20250829080232031furo.jpg" data-org-width="800" dmcf-mid="WYkO1fsdW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9/ked/20250829080232031furo.jpg" width="658">

<슬립 노 모어> 서울 스틸컷 / 사진. ⓒ미쓰잭슨


서울에서는 이 장면이 영화관 구조를 그대로 살린 공간에서 이어진다. 층고가 높고 단차가 있는 구역의 중간에서 진행돼 상하좌우에서 많은 인원이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몰입을 방해한다. 난간과 단차가 또 하나의 무대를 만들면서 몰입형 공연의 특색이 다소 미화됐다. 가장 기대한 장면이었지만, 마녀의 비밀스러운 소굴로 들어간 듯 밀실처럼 조성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뉴욕과 서울 공연의 눈에 띄는 차이 중 하나는 진행 요원이다. 뉴욕에선 진행 요원도 연기를 했다.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다. 관객들은 흰색, 요원들은 검은색 가면을 쓰는데 거친 액션이 오가는 장면에서 말없이 단호한 제스처로 관객을 통제한다. 말을 따르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날 것 같은 분위기랄까. 입장 때부터 한 손에 위스키잔을 들고 여유롭게 인사하며 능청스러운 농담도 건넨다. 반면 서울의 안내자들은 매우 친절하다. 액션 장면에선 “벽 쪽으로 더 붙어주세요”라고 소리내어 안내한다.
매키탄 호텔에서는 헛걸음조차 특별한 경험이 된다. 1930년대 스코틀랜드를 재현한 수많은 공간과 음악 속을 걷다 보면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그 시대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귀신이 튀어나올 듯한 자작나무 숲, 방 탈출 게임을 연상시키는 미로, 히치콕 영화 세트에 들어온 듯한 공간은 정교하고 섬세하다. 가구부터 빛과 소리, 향기에 이르기까지 의도적으로 설치해놓은 장치들은 수준 높은 극을 완성한다. 아기방에선 파우더 향, 병원에선 시큼한 약 냄새, 서재에선 남성용 스킨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식이다. 직접 만지거나 먹어볼 수 있는 소품도 있다.
서울 공연에선 니컬러스 브루더·마야 밀렛 등 뉴욕 및 상하이 공연에서 활약한 배우들과 장준혁·김영은 등 한국 현대무용가들이 참여한다. 관람은 19세 이상부터. 폐막일은 미정이며, 공식 발표 전까지 오픈 런이다.
INTERVIEW
13년 전 뉴욕 출장길에 우연히 만난 공연 한 편은 한 사람의 ‘인생 프로젝트’가 됐다. 영화 투자와 배급 일을 하다 결국 <슬립노모어>를 뉴욕에서 서울로 불러들인 주인공, 미쓰잭슨 박주영 대표의 이야기를 들었다.



왼쪽부터 펠릭스 바렛 펀치드렁크 창립자 겸 연출, 박주영 미쓰잭슨 대표, 맥신 도일 공동 연출 겸 안무가 /사진. ©미쓰잭슨


▷ 영화관을 공연장으로 바꾸는 과정은 어땠나?"지금은 폐관한 대한극장은 11개관을 갖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었다. 대부분의 상영관은 평탄화 공사를 했고, 일부는 단차를 살렸다. 한국 영화 산업의 상징인 대한극장의 흔적과 유산을 남겨두고 싶었다. 3000평(9900㎡) 규모의 영화관을 개조하는 데 1년 넘는 기간이 걸렸다."
▷ <슬립노모어>의 백미는 배우가 한 명의 관객을 데려가 연기를 보여주는 건데, 서울 공연에서도 적용되는지?"<슬립노모어>에는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해 퍼포머가 독립된 공간에서 연기를 펼치는 일대일(one-on-one) 장면들이 있다. 서울에서는 서울만의 방식으로 구현한다. 이 장면은 별도의 분리된 공간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사운드 시스템과 소품 등이 필요하다. 관객은 오직 자신만 기억할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을 경험했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때론 퍼포머로부터 둘만의 시간을 기념하는 아이템을 받기도 한다. 이 순간을 위해 일부 관객은 공연을 수십 번, 심지어 수백 번 반복해 관람한다."
▷ 대한극장을 매키탄 호텔로 선정한 이유가 궁금하다."지난 5년간 서울에 있는 100여 개의 건물을 실사했다. 대형 단독 건물을 사용해야 하는 점,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는 점, 층고와 바닥 면적 등을 고려해야 했다. 학교, 상가, 병원, 방송국, 웨딩홀 등을 검토했지만 앨프리드 히치콕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슬립노모어>의 영화적 연출을 담기에 대한극장보다 더 이상적인 그릇은 없다고 판단했다. 충무로라는 지역은 과거 영화 산업의 중심지이자 문화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 완벽한 장소로 꼽혔다."



'슬립 노 모어'의 주최사인 미쓰잭슨의 박주영 대표가 8월 20일 서울 충무로 매키탄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미쓰잭슨


▷ <슬립노모어> 공연장 이름에 관한 이야기다. 뉴욕 매키트릭 호텔은 히치콕 영화에서, 상하이 매키넌 호텔은 중국 설화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들었다. 서울의 매키탄 호텔도 의미가 있나?"매키트릭, 매키넌의 맥을 이으면서도 독창성을 발휘하고 싶었다. 그런 측면에서 히치콕, 스코틀랜드, 대한의 ‘한韓’을 동시에 연상시키는 함축적인 호텔 이름, 매키탄으로 지었다."
▷ 한국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슬립노모어>는 관객이 스스로 스토리텔러가 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따라가기보다는, 나만의 스토리텔링을 위해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공간을 탐색해보기를 권한다. 공간마다 다르게 구성된 소리와 음악, 조명의 자극을 느껴보고 시점을 바꿔가며 이야기를 바라보면 훨씬 흥미로울 것이다. 무대 중심뿐 아니라 가장 외곽까지 발걸음을 옮겨보길 권한다."
허세민·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