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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영외빛 작성일26-10-15 11:05 조회2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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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룡포 내성천이 마을을 감싸며 굽이치는 예천 회룡포. 강물과 모래톱이 어우러진 물돌이 마을
ⓒ 문운주
(이전 기사 : 이런 곳에서 독서를... 옛 사람의 안목이 놀랍다)
지난 10일 아침, 북천 인근의 숙소를 나섰다. 차는 예천으로 향한다. 도로변 감나무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감이 가을의 깊이를 더하고, 차창 밖으로는 황금빛 들판이 끝없이 펼쳐진다. 수확을 앞둔 논길을 바짝 스치며 둘째 날의 여행을 시작한다.
삼강나루 숲으로 들어서자 온 세상이 눈부신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다. 가을의 진정한 풍경은 단연 농촌의 들녘이다. 누렇게 익은 벼가 들판 가득 장관을 이룬 그 길을 따라 비룡교까지 걸음을 옮겼다. 상쾌한 아침 공기와 가을 풍경에 취한 일행의 입에서 저절로 감탄이 터져 나왔다. 햇살을 받은 억새는 은빛으로 화려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 삼강나루 960년대까지 내륙 교통과 물류·문화 교류의 중요한 수단이었던 삼강나루.낙동강과 내성천, 금천이 만나는 곳
ⓒ 문운주
▲ 삼강주막 삼강나루의 길손과 보부상, 뱃사공들이 허기를 달래고 쉬어 가던 곳
ⓒ 문운주
강변 산책을 마치고 삼강주막으로 향했다. 낙동강과 내성천, 금천이 만나는 삼강나루에 자리한 작은 초가다. 1900년 무렵 지어져 나루를 오가던 길손과 보부상, 뱃사공들이 허기를 달래고 쉬어가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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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물길이 모이는 자리였으니 물자와 함께 사람들의 소식도 이곳으로 모였을 터다.
주막에는 오랫동안 이곳을 지킨 주모 유옥연 할머니의 이야기가 깊게 배어 있다. 글을 모르는 할머니는 부엌 벽에 금을 그어 외상값을 기록했다. 종이 장부 대신 벽에 남긴 투박한 표시에서 손님을 기억하고 셈을 맞추던 생활의 지혜를 엿본다.
▲ 삼강주막 부엌 벽에 남은 외상장부 글을 몰랐던 주모가 금을 그어 뱃사공 등 손님들의 외상값을 기록
ⓒ 문운주
들돌에도 눈길이 간다. 농촌에서 청년이 돌을 들어 올려 일꾼으로 인정받던 풍습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나루터에는 무거운 짐을 나를 일손이 급했다. 이 돌을 얼마나 번쩍 들 수 있느냐에 따라 품삯이 매겨졌으니, 돌멩이 하나가 곧 하루 노동의 가치를 가늠하는 저울이었던 셈이다.
이곳에는 전국의 막걸리를 모아둔 전시관도 있다. 서울 장수막걸리부터 포천 이동막걸리, 부산 금정산성막걸리, 해남 해창막걸리까지 각 고장의 술이 반갑다. 벽에 걸린 막걸리 지도를 따라가며 술 한 잔에 담긴 은근한 지역의 이야기를 살핀다.
내성천이 휘감은 물돌이 마을
▲ 회룡포 전망대 내성천이 둥글게 휘감아 도는 회룡포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 예천 비룡산 회룡포 전망대
ⓒ 문운주
삼강나루를 나와 회룡포를 내려다볼 수 있는 비룡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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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 달지리를 지나 용개로를 따라 20여 분을 달리자 비룡산에 이른다. 전망대에 올랐다. 내성천이 둥글게 휘감아 돈 회룡포가 한눈에 펼쳐진다. 영주 무섬마을,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손꼽히는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물길과 하얀 모래톱에 둘러싸인 회룡포는 그야말로 '육지의 섬'이다. 강물의 포근한 품 안에 아담한 집들과 논밭이 오롯이 자리 잡았다. 모래톱을 가로질러 마을 안팎을 잇는 제1·제2 뿅뿅다리는 이색적인 풍경을 더한다.
굽이치는 강줄기는 마치 용이 몸을 둥글게 틀어 하늘로 솟구치는 형상이다. 비룡산과 비룡교, 회룡포까지 이름마다 깃든 용의 기운이 이 풍경에서 비롯된 듯하다. 유유히 흐르는 물길을 따라 눈길을 옮기면 금방이라도 용 한 마리가 꿈틀거리며 승천할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 문운주
ⓒ 문운주
전망대를 내려와 잠시 장안사에 들렀다. 신라 경덕왕 때(759) 운명조사가 삼국 통일과 국태민안을 염원하며 금강산, 양산과 함께 창건한 전국 세 곳의 장안사 중 한 곳이다. 고려 시대 문인 이규보가 머물며 글을 지었을 정도로 유서 깊은 도량이다.
극락전 앞에 멈춰 선다. 1759년에 쓰인 상량문에는 낡은 전각을 다시 세우기 위해 마음을 모았던 이들의 간절한 정성이 묵직하게 배어 있다. 비룡을 닮은 산세와 세 갈래 강줄기를 조우하던 대목에서는 조금 전 전망대에서 마주했던 풍경이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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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사를 둘러본 뒤 오전 답사의 마지막 목적지인 용궁향교로 향한다. 지금은 작은 마을이지만 한때 용궁현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그 시절의 위상을 짐작하게 하는 웅장한 향교 앞에서 은근한 놀라움이 밀려온다.
조선 태조 7년인 1398년에 처음 건립된 용궁향교는 조선 시대 지방 교육 기관의 유서 깊은 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외삼문에서 세심루를 지나 명륜당과 대성전으로 눈길이 이어진다. '마음을 씻어낸다'는 세심루는 속세의 번잡함을 털어내고 배움에 임할 마음을 다잡는 정신적 관문의 역할을 한다.
다만 현재 명륜당은 보수 작업이 한창이라 그 세밀한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는 아쉬움이 짙다. 정면 5칸, 측면 2칸의 시원한 팔작지붕을 지닌 명륜당, 가림막 너머로 아쉽게 눈길을 거둔다. 옛 학생들이 이곳에서 글을 읽던 활기찬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려본다.
▲ 삼강문화공원 황금빛으로 물든 들판과 억새가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는 삼강문화공원 인근의 풍경
ⓒ 문운주
▲ 삼강나루 1황금빛으로 물든 들판과 억새가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는 삼강문화공원 인근의 풍경
ⓒ 문운주
▲ 삼강주막 크고 무거운 돌을 들어 올리는 풍속 들돌들기에서 쓰는 ?‘들돌’
ⓒ 문운주
▲ 엽전 조형물 삼강문화공원의 엽전 조형물. 켜켜이 쌓인 엽전이 물자와 사람이 오가던 옛 삼강나루를 떠올리게 한다
ⓒ 문운주
<탐방코스>
삼강나루→삼강주막 마을→ 회룡포전망대→ 장안사 →용궁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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