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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나는 수백 년 뒤 먼 나라에서 태어날 어느 낯선 이를 위해 시를 쓴다는 말을 즐겨 한다. 이 생각은 특히 시를 고쳐 쓸 때 아주 유용하다. 시에 필요한 모든 것이 반드시 페이지 위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상기시키기 때문이다."('고쳐쓰기'에서)
독자들은 시인이 스치듯 떠오르는 영감을 포착해 막힘 없이 써내려 시를 완성하는 사람이라고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저명한 시인은 시를 쓰려면 얼마나 성실해야 하는지 강조했다.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1935∼2019)가 시를 어떻게 써야 좋을지 개인적인 무료인터넷바다이야기
생각을 자세히 담은 인문 에세이 '시 쓰기 안내서'(마음산책)가 국내 번역 출간됐다. 그간 올리버의 시집과 산문집이 수차례 국내 번역 출간됐으나 시 쓰기 작법을 다룬 에세이가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인은 이 책에서 시에 대한 자신의 진솔한 생각을 가감 없이 털어놓은 것은 물론 더 좋은 시를 쓰기 위해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S&T중공업 주식
현실적인 조언을 담았다.
대부분의 조언이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라는 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좋은 시를 쓸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는 점이 특징이다.
가령 시인은 이 책의 '고쳐쓰기'에 "나는 완전한 시를 써야 한다- 강을 헤엄치는 시, 산을 오르는 시"라고 썼다. 이 문장의 주어는 '나'이지만, 사실 시인이라면 한국전자금융 주식
응당 그래야 한다는 조언에 가까워 주어를 '시인은'으로 고쳐 읽어도 어색함 없이 읽힌다.
"시가 잘 쓰였다면 그것은 더 이상 나의 시가 아니라 깊이 숨 쉬고 생동하는 자족적인 시다. 시는 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땅을 여행하는 나그네처럼 자기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스스로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쳐쓰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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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준비'에서 "시를 쓰는 건 마음과 의식적인 정신의 학습된 기술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종의 사랑 이야기"라며 "하지만 둘이 건성으로 약속하고 그 약속을 자주 어긴다면, 장담컨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또 '모방'에서는 "감정의 자유, 작품의 진정성과 독창성- 이것들은 시작이 아니라 마지막에 온다"며 "인내증권회사
심 있고 부지런한 사람, 그리고 영감을 받은 사람만이 그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썼다.
물론 시인이 이 책에서 노력만을 강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를 쓸 때 대면하는 문제들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과 착상부터 퇴고에 이르는 과정에서 고려할 요소들을 찬찬히 알려주는 데 더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예를 들어 '소리의 또 다른 장치들'에선 시어가 어떻게 음악적 효과를 내는지를 설명하고, '행'에서는 행갈이를 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조언하며, '어법, 어조, 목소리'에선 시의 여러 요소를 세분화해 알려준다.
메리 올리버는 열네 살에 시를 쓰기 시작해 28세였던 1963년 첫 시집 '여행하지 않고'를 발표하며 시인으로 데뷔했다.
그는 총 서른 권이 넘는 시집과 산문집을 펴냈으며 자연의 경이로움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한 시로 호평받았다. 1984년 시집 '미국의 원시'로 퓰리처상을, 1992년 시선집 '기러기'로 전미도서상을 받았다.
시인은 이 책의 머리말에서 "화가나 조각가, 음악가는 자기 분야의 현대적 이론과 기법들은 물론 과거 역사와도 활발히 접해야 한다. 시인도 그렇다"며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 해도 배울 수 있고 배워야만 하는 건 아주 많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민승남 옮김. 188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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