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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은 이번 주 초 미-유럽 정상회동 뒤 진전을 보이는 듯 했던 우크라 평화 과정이 단 4일 만에 교착 상태로 빠져들었다며 국가안보회의(NSC) 대폭 축소 등 트럼프 정부의 외교 정책 전문성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침략국을 공격하지 않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진 않더라도 매우 어렵다. 이는 훌륭한 스포츠팀이 환상적인 수비를 펼치지릴게임
만 공격이 허용되지 않는 것과 같다"며 "조 바이든(미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반격을 허용하지 않고 수비만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흥미로운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변덕스런 태도와 당선인 시절 바이든 정부의 장거리 무기 사용 승인을 비판한 이력을 고려할 때, 이 발언이 우가온전선 주식
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를 공격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지원할 것을 의도했다고 속단하긴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내부 수백마일 안쪽으로 미사일을 날리는 것에 매우 격렬히 반대한다"며 장거리 공격 허용이 "전쟁을 확대하고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이는 지난 18일 트주식매각
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이라고 직접 밝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양자 정상회담에 대해 미적대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 중 하나로는 풀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날 백악관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동에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 쪽은 애매한 시간 끌기로 일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체면을 구황금포카성
기는 중이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은 21일 관련해 취재진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통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도돌이표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 대통령은 젤렌스키를 포함해 누군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말해왔다"면서도 "미래 협정이 체결될 때 우크라이나 쪽은 이 협정에 서명할 사람의 정통수수료
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으로 전시 상황인 우크라이나가 젤렌스키 대통령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던 지난해 5월 이후 새 대선을 치르지 못하자 거듭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통성을 문제 삼아 왔다. 통신은 러 당국자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평화 협정에 서명할 경우 이후 취임한 우크라이나 지도자가 젤렌스키 대통령 임기가 기술적으로 만료됐었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주장 중이라고 전했다.
18일 백악관 회담 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를 취재진에 전하며 "향후 2주 내" 러-우크라 정상 회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라브로프 장관은 19일 "모든 필요한 단계를 거치며 한 걸음씩 점진적 준비"가 필요하다며 시간을 끌기도 했다.
미 언론 "우크라 평화 추진 단 4일 만에 교착 국면·트럼프 정부 전문가 없이 '눈 감은 채 비행'"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평화 추진이 4일 만에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이제 "최근의 낙관은 희미해졌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러시아 담당 선임 국장을 지낸 토마스 그레이엄이 "대통령이 직면한 문제의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푸틴이 했을 법한 발언 일부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인 경향이 있었다는 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외교적 돌파구 마련 실패가 부분적으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확연히 다른 협상 방식에 기인한다고 봤다. 전직 참모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 관계에 크게 의존해 즉흥적 접근을 하는 반면 미 전 당국자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체계적인 준비를 해 냉정함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회의를 대폭 축소해 우크라이나 협상과 같은 어려운 협상에서 전문가 없이 '눈 감은 채 비행'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수십 년간 미국 외교 정책을 이끈 국가안보회의 직원이 절반 이상 감축됐다고 짚었다. 이들의 빈 자리는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같은 재계 인사들이 채우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에블린 파카스 미 애리조나주립대 매케인 연구소 국장은 해고된 전문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의 의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접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현장에 스파이를 보유하고 있고 기술적 수단을 통해 얻은 모든 종류의 정보를 알고 있다"며 현재 트럼프 정부는 "전문가 없이 눈 감은 채 비행 중"이라고 우려했다.
로이터 "러, 우크라에 돈바스 포기하면 나머지 전선 동결 및 일부 지역 반환 제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영토 양보 조건을 고수하거나 최근 미-유럽 정상회동에서 나온 안보 보장 방안을 부정하는 등 비타협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러-우크라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다. 21일 <로이터>를 보면 라브로프 장관은 18일 백악관에서 유럽 정상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한 것을 두고 "유럽국들이 젤렌스키를 따라 워싱턴에 가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논리에 기반한 안보 보장을 목표로 하는 의제를 추진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21일 <로이터>는 크렘린(러 대통령궁) 최고위급의 생각을 잘 아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돈바스 전체 포기를 요구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지난 15일 미-러 정상회담의 거의 모든 시간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타협안을 논의하는 데 썼다고 설명했다.
러 소식통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대비 일종의 양보를 제안했다. 이전엔 우크라이나 동부 및 남부 4개주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전체 양도를 요구했는데 이제 돈바스 지역인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완전히 철수하면 나머지 2곳 지역 전선은 동결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추정과 오픈소스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의 88%, 자포리자와 헤르손의 73%를 통제 중이다.
소식통들은 러시아가 자신들이 통제 중인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수미, 중남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의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되돌려 줄 수 있다고 제안 중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러시아 쪽 요구 사항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포기, 나토가 더 이상 동쪽으로 확장하지 않겠다는 법적 구속력 있는 서약, 우크라이나 군사력 제한,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 명목의 서방 지상군 배치 금지도 포함된다.
<로이터>는 21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동부에서의 철수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우린 그렇게 할 수 없다"며 "이는 가장 강력한 방어선과 연관된 우리나라 생존의 문제"라고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러시아·유라시아 정책 책임자 새뮤얼 차랍은 돈바스에서의 철수는 우크라이나가 정치적·전략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라며 "상대방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평화'에 열려 있다고 하는 것은 진정한 타협 의지에 대한 표시보단 트럼프에 대한 퍼포먼스에 가까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투 중단 없는 평화 합의'를 내세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21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는 무인기 574대 미사일 40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에 최근 몇 주간 가장 큰 규모의 공습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서부 리비우에서 1명이 죽고 주택과 유치원을 포함해 민간 건물 20채가 손상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공격으로 서부 자카르파티아주 무카체보의 미국 가전제품 제조 회사 또한 불탔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내 미국 자산에 대한 고의적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자카르파티아주 무카체보에서 러시아 미사일 공습을 맞은 한 공장이 연기로 뒤덮였다. ⓒ로이터=연합뉴스


[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