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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제정이 미뤄지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차별금지법)’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국무위원들이 여전히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태도를 이어가자, 정부 혹은 국회 차원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사회적 논의를 이어갈 ‘공론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7월에 ‘국회 공론화위원회 설치’를 제안했고, 지난 18일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장관 후보자 중 처음으로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밝히며 “다양한 주체들이 서로 의견을 경청하고 종합적으로 논야마토게임다운로드
의할 토론의 장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차별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일각의 주장과 달리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 실현을 위해 고용·교육 등 특정 영역에서 ‘혐오표현 ‘차별행위’ ‘괴롭힘’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고통을 줄 경우 제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사회적 약자를 우대하는 게 아닌, 능력을 갖췄음에도 성별·장동아엘텍 주식
애·나이·인종·성적지향·학력 등을 이유로 사회적 기회를 얻지 못하는 걸 바로잡는 것이다. 유엔 기구들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14차례 한국 정부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했고, 보수 정권에서도 법무부 산하에 차별금지법 특별분과위원회(이명박 정부)를 설치하거나 법 제정 추진을 국정과제에 포함(박근혜 정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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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법’이라는 등의 주장은 차별금지법과 관련이 없음에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반대의견이 있다’거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자신이 처벌받는 것 아닌가 하는 절박한 반대 목소리가 있다”고 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갈등 요소가 많은 의제에 대해선 집중적인 사회적 토론알라딘게임예시
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국회가 나서서 토론을 미리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는 “사회적 합의를 어떤 식으로 할지에 대한 이야기는 빼놓고 계속 ‘갈등이 있다’고만 얘기하며 책임을 지지않는 게 문제”라며 “공론화를 추진하지 않는 게 오히려 사회적 합의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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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새정부 국정과제 요구 1만인 서명- 새로운 민주주의 차별금지법과 함께!\'에 1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하면서, 이재병 정부가 차별금지법을 국정과제로 삼고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라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실제로 차별금지법은 2007년 국회에 첫 법안이 발의됐지만, 2020년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의 발의를 끝으로 22대 국회에서는 발의조차 되지 않았다. 2022년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획서를 단독으로 채택해 ‘평등법(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으나 국민의힘의 보이콧으로 ‘반쪽짜리 공청회’란 비판을 받았다. 그 사이 시민사회 중심으로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각종 토론회와 좌담회가 열리며 전문가와 당사자들이 의견을 모아왔다.
지난 달엔 손솔 진보당 의원이 “국회에서조차 법안의 내용을 살펴보기도 전에 차별금지법이라는 말을 꺼내기 어렵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회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시민대표단을 꾸리고 학습과 토의를 거쳐 합리적인 제정 방향을 도출하자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산하에 공론화위가 설치돼 노동자·사용자 등 약 50명이 참여하는 ‘의제 숙의단’이 연금개혁 의제를 구체화했고, 이후 약 500명의 시민대표단이 의제를 학습한 후 개혁안을 선택해 연금특위에 보고하기도 했다.
이종걸 공동대표는 “법 제정의 찬반을 논의하기보다 법안이 왜 필요한지, 이 법이 어떻게 작동되는 게 중요한지를 논의할 수 있는 공론장이 필요하다. 설령 찬반의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 할지라도 혐오·선동하는 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리는 아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한희 변호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는 “공론장이 마련될 경우 차별금지법을 무조건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극단에 놓인 인물들보다 차별받고 있는 당사자들과 중도적 인식을 지니고 있는 시민들 및 전문가들이 논의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공론화위 설치를 제안한 손솔 의원은 한겨레에 “야3당(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에 공동으로 공론화위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고, 더 넓은 동의를 위해 국회의장 면담도 추진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손 의원은 “2023년에도 국회의원 선거제 개편 공론화조사가 있었다. 당시 ‘비례대표제를 없애야 한다’거나, ‘국회의원 의석 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했던 시민들이 숙의를 통해 입장이 바뀌기도 했다”며 “이처럼 차별금지법의 오해와 편견을 벗겨내고 필요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집단 특성을 반영한 국민대표단 500여명을 뽑아 지금까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나 법원이 사회적 차별이라고 봤던 행위들은 무엇이 있는지,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어떤 게 달라지는지, 어떤 내용들이 법안에 담기는지 등을 학습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만큼, 정부의 의지도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정현백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차별금지법이 법무부 소관 법률이기에 법무부가 앞장서야 하지만, 차별금지법은 젠더불평등과 긴밀히 연동돼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가부와 법무부가 함께 공론장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혐오세력이 아닌 합리적 보수·종교계를 포함한 공론장과 당사자들의 의견을 모으는 공론장 등 투트랙으로 진행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